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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젊은함성】 도서관의 ‘비’콘이 ‘아닐 비(非)’가 아닌, ‘날 비(飛)’가 되길 바라며
카테고리 여론

도서관의 ‘비’콘이 ‘아닐 비(非)’가 아닌, ‘날 비(飛)’가 되길 바라며
 
 집에 가고 싶다. 
 도서관까지 20분을 헐떡이며 걸어왔는데 다시 집에 돌아가고 싶다. 오늘도 어김없이 내 핸드폰 화면에는 ‘비콘이 탐색 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오다 문득 깨닫는다. ‘비콘’의 ‘비’자가 ‘아닐 비(非)’구나. 그래서 이 지겨운 ‘비콘 탐색’이 ‘아니 될’ 수밖에 없구나. 

 비꼬는 것 같아도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다. 건축공학과 학생이 아닌 내가 봐도 건물이 참 쾌적하고 예쁘게 잘 지어져 저절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 것이다. 수업이 없는 주말에도 먼 걸음을 하는 학우들이 꽤 있다. 특히 시험 기간에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위치 좋게 학교 중앙에 딱 위치한 중앙도서관은 많은 학우들이 꾸준히 찾는 보물과도 같은 공간이다.

 그런데 이 보물을 자꾸 시스템이 망친다. 도서관의 열람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중앙도서관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자리를 예약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은 휴대전화로 쉽게 예약할 수 있어 대부분의 사람이 선호하는 방법일 것이다. 두 번째는 열람실 근처에 위치한 자리 배정 기기에서 예약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가지 모두에 있다는 점이다. 

 먼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고충이다. 도서관 전용 애플리케이션은 ‘비콘’을 활용해 자리를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비콘’의 뜻은 아쉽게도 ‘아닐 비(非)’가 아니었다. 비콘(beacon)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스마트 기기를 자동으로 인식해 특정 위치의 정보 전달을 위한 장치라고 한다. 즉 사용자가 지금, 이 도서관 안에 있다면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 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비콘 인식이 되지 않는다. 내 위치는 당연히 도서관이겠고, WiFi와 블루투스 등 켤 수 있는 건 다 켰는데도 비콘 인식이 안 된다고 한다. 

 음... 화를 누르고 얼른 자리 배정 기기로 발걸음 한다. 애플리케이션에 버림받은 사람들의 순서를 기다리고, 드디어 차례가 와 모니터에 손가락을 댄다. 이번엔 화면이 작동하지 않는다. 화면 오류인 것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열람실로 들어간다. 사실은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있다. 그냥 앉는 것이다. 예약이 되지 않으니 별 수 있나. 이렇게 예약하지 않은 사람도, 예약한 사람도 모두 피해를 보는 도서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익명의 우리대학 학우들이 모인 SNS 에브리타임에는 비콘 인증에 대한 여러 팁을 공유하고 있다. ‘WiFi를 Guest로 연결해봐라’, ‘잘 되는 위치를 찾아다녀라’ 그리고 ‘될 때까지 하면 된다’. 학교 도서관에게 간절히 부탁한다. 나 도서관에 있으니 그 놈의 비콘 인증 좀 해달라고, 터치가 제대로 되는 기계를 다시 설치해달라고 말이다. 도서관의 ‘비’콘이 ‘아닐 비(非)’가 아닌, ‘날 비(飛)’가 돼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이 비약했으면 한다.
 
황레아<신문방송학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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